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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LA 도시 감성을 담은 영화 (공간연출, 음악, 색감)

by dayblissful 2026. 1. 23.

영화 라라랜드 포스터

영화 <라라랜드>는 단순한 뮤지컬 영화가 아니라, 로스앤젤레스(LA) 도시의 감성과 문화적 특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화려한 장면이 많지만 이상하게도 현실적인 느낌이 남는다. 꿈을 좇는 사람들로 가득한 도시의 분위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인물들의 감정이 바뀔 때마다 배경이 되는 공간과 색, 음악도 함께 달라지고, 그게 꽤 자연스럽다. 그래서 영화 <라라랜드>는 이야기를 본다기보다, LA의 공기와 리듬을 따라 잠시 걸어본 느낌에 가깝다.

   공간연출: LA의 풍경과 도시미학

라라랜드를 보다 보면 LA라는 도시는 배경처럼 가만히 있는 존재가 아니라, 영화 속 인물들과 함께 움직이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영화의 시작을 여는 고속도로 장면부터 그런 인상이 분명해진다. 늘 막히는 도로, 지루할 법한 교통체증 한가운데서 사람들이 차에서 내려 노래하고 춤을 추기 시작하는 장면은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지만, 이상하게도 LA라는 도시에서는 충분히 있을 법한 순간처럼 보인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도시의 분위기와 감정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이후 등장하는 그리피스 천문대나 산타모니카 부두, 다운타운의 거리 역시 특별한 설명 없이 장면 속에 스며들지만, 그 공간에 따라 인물들의 표정과 관계는 조금씩 달라진다. 특히 그리피스 천문대 장면에서는 넓게 펼쳐진 LA의 야경을 배경으로 두 주인공이 잠시 현실을 잊은 듯한 시간을 보내는데, 화려한 풍경과 달리 그들의 감정은 차분하고 솔직하게 다가온다. 도시의 크기와 인물들의 감정이 대비되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이 장면은 영화의 분위기를 오래 남게 만든다. 이런 공간들이 반복해서 등장하면서 LA는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인물들의 꿈과 선택을 조용히 지켜보는 공간으로 기억된다. 이렇게 공간적 의미를 담은 연출로 인해 영화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되며,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

   음악: 도시의 리듬과 감정선

라라랜드에서 음악은 장면을 설명해 주는 배경음악이라기보다는, LA라는 도시가 가진 리듬을 직접 들려주는 역할에 가깝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들려오는 ‘Another Day of Sun’은 교통체증이라는 아주 평범한 상황에서 시작되지만,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는 순간 도시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차들 사이를 오가며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의 모습은 비현실적으로 보이면서도, 이상하게 LA라는 공간에서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이 장면 덕분에 관객은 영화 속 도시가 얼마나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인지 단번에 이해하게 된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음악 역시 이런 도시의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 간다. 재즈 클럽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 카페와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선율들은 인물들의 감정과 맞물리며 장면의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특히 주인공들이 꿈을 좇는 과정에서 느끼는 설렘이나 불안, 좌절 같은 감정들은 대사보다 음악을 통해 더 솔직하게 전달된다. 음악이 흐를 때마다 인물들의 마음 상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관객 역시 그 감정선을 따라가게 된다. 이처럼 라라랜드의 음악은 도시의 공간과 인물의 감정을 하나로 묶어 주며, LA라는 도시를 단순히 배경이 아닌 살아 있는 공간처럼 느끼게 만든다. 영화의 음악은 영화의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며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색감: 감정을 담은 LA의 시각적 언어

라라랜드를 보고 나서 가장 오래 남는 건 이야기보다도 색감이었다. 장면 하나하나가 유난히 또렷하게 기억나는데, 그 이유가 색감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색감은 시각적인 언어로서 보는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다.

영화 속 LA는 항상 밝고 선명하게 보이지만, 그 색이 늘 같은 느낌은 아니다. 주인공들의 사랑이 막 시작될 때는 화면 전체가 따뜻한 노란빛이나 오렌지 톤으로 채워지면서 분위기 자체가 부드럽게 느껴진다. 햇살이 가득한 거리나 데이트 장면에서는 괜히 기분까지 좋아지는 느낌이 들고, 인물들이 품은 기대와 설렘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화면의 색도 조금씩 바뀐다. 블루나 보랏빛이 많아지면서 장면이 차분해지고, 이전과는 다른 거리감이 느껴진다.

이별이나 갈등을 직접 설명하지 않아도 색감만으로도 상황이 충분히 전달되는 순간들이 있다. 색은 LA라는 도시를 보여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같은 장소라도 낮과 밤이 다르고, 실내와 야외가 다르게 느껴진다. 미술관 장면처럼 조명이 강조된 공간에서는 감정이 더 로맨틱하게 보이고, 거리나 공원 장면에서는 현실적인 분위기가 강해진다. 이런 색의 변화 덕분에 라라랜드의 LA는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인물들의 감정을 함께 보여주는 공간처럼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다.

   결론

라라랜드는 이야기가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영화를 보고 나면 LA라는 도시의 공간, 색, 소리가 먼저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공간 연출, 음악, 색감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통해 LA라는 도시의 감성을 자연스럽게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공간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마음 상태를 그대로 드러낸다. 고속도로 위에서 시작되는 오프닝부터 언덕 위의 풍경, 낡은 재즈 클럽까지, 각 장소는 등장인물의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처럼 느껴진다. 특히 LA 특유의 넓고 비어 있는 공간감은 이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기대를 동시에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한다.

음악은 감정을 설명하기보다 끌어올린다. 대사가 멈춘 순간에도 음악은 계속해서 인물의 마음을 대신 말해준다. 그래서 이 영화의 노래들은 화려하기보다는 담백하고, 오히려 그 점이 더 오래 남는다. 꿈을 향한 설렘과 포기의 순간이 음악 안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색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강렬한 원색과 밤하늘의 푸른 톤은 LA의 화려함을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 담긴 쓸쓸함을 은근히 드러낸다.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도시의 얼굴을 색으로 표현한 셈이다.

이처럼 라라랜드는 공간, 음악, 색감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며 LA의 꿈과 현실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한 뮤지컬이 아니라, 한 도시가 품고 있는 감정의 기록처럼 느껴진다. 오늘 밤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사랑 이야기보다도 LA라는 공간이 주는 감정부터 새롭게 다가올지도 모른다.